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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진 · 아누비스 · HELIX
나는 오리진을 밖에서 구경만 한 사람이 아니다. 나도 사람들에게 설명했고, 내 설명을 듣고 참여한 사람들이 있다. 지금도 나와 연결된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이제는 HELIX로 넘어가는 데 반대한다고 말하는 게 마음 편할 리 없다.
그렇다고 관계가 있으니 말을 줄이고, 예전에 소개했으니 계속 좋다고 해야 하나. 나는 그렇게 못 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내가 경계하라고 말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내 설명이 누군가에게 참여할 확신을 줬다는 점까지 지워지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이 글은 남의 선택을 밖에서 평가하는 글이 아니라, 나도 그 안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지금 무엇이 잘못됐다고 보는지 적는 글이다.
내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렇게 봤다고 지금도 같은 말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달라진 걸 보고도 예전 말을 지키겠다고 모른 척하는 게 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처음부터 다 맞힌 사람이 아니다. 의심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오래 이어갈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일부 경고 글을 읽고도 작동 방식을 잘못 이해하거나 세부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당시 내 판단이었다. 그 글들이 실제로 틀렸다는 걸 여기서 증명한 건 아니다.
처음 초청받아 설명했던 자리와, 이후 나와 연결된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던 자리는 같지 않았다. 처음 청중은 나와 직접 관계가 없는, 이미 오리진에 투자하고 기대에 부풀어 있던 사람들이었다. 나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외부에서 살펴본 시각을 말하러 간 것이지, 그 사람들의 가이드가 되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훈계할 자리는 아니었다.
그때 나는 스마트컨트랙트 도구로 코인을 꺼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눈앞에서 작동하니 안심했을 수 있다. 나도 그 장면을 보여준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보여준 것은 그때 그 조건에서 인출이 된다는 것이었다. 수익이 어디서 계속 생기는지, 나중에도 팔아서 회수할 수 있는지까지 증명한 것은 아니다. 지금 코드 시연을 비판하는 기준은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후 나와 연결된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에는 투자금 회수가 먼저이고, 오래 묶지 말고, 감당할 수 있는 돈만 투자하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남에게 맡기지 말고 직접 배우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종교가 아니라 사업이니 믿음과 욕심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 그 말을 처음 초청 강의에서도 모두 했던 것처럼 섞어 적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경고를 했으니 나는 할 말을 다 했다고 넘길 수는 없다. 내 강의를 듣고 확신을 얻었다는 말을 나중에 들었다. 내 설명을 듣고 참여한 사람들도 있다. 내가 조심하라고 한 말과, 내 설명이 사람들에게 준 확신은 함께 돌아봐야 한다.
처음 좋게 봤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반대로 돌아선 것도 아니다. 운영이 성급하고 이상하다고 느끼면서 매일 매도해 회수할 수 있는 것은 회수하라고 강조했다. 폴리곤에서 아누비스 체인으로 옮기는 일도 신중하라고 했다. 탈중앙화와 DAO라고 설명하면서 참여자가 따라야 할 조건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모습을 좋게 볼 수 없었다.
참여자를 돕겠다고 열었던 오리진 코리아 사이트를 닫은 것도, 내가 생각한 오리진과 다른 방향으로 간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의 설명을 듣고 지켜보고 있다. 그렇다고 내 생각까지 없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도 나와 연결된 사람들이 있다. 그중 누가 HELIX로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는 내가 다 알지 못한다. 다만 그런 사람들에게 반대 의견을 말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건 솔직히 인정한다. 예전에 설명하던 내가 이제는 하지 말라고 하니 듣는 사람도 불편할 수 있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내가 소개에 참여했고 아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보는 것을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의심스러운 냄새가 나는데 관계가 불편해질까 봐 못 느끼는 척하는 게 내 성격은 아니다. 예전의 나를 좋게 보이게 하려고 지금의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
나는 과거 판단을 지워버리는 대신, 무엇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는지 남기려 한다. 이번에는 내 말을 무조건 믿으라는 뜻도 아니다. 왜 바뀌었는지 이유를 숨기지 않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