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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의 목소리
- 기술 / 체인
- 오리진 · 아누비스 · HELIX
나는 오리진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처음의 오리진은 신규 구매가 발생할 때마다 텔레그램 봇 채널에 실시간으로 알림이 올라왔다. 얼마를 쓰고 얼마를 받았는지, 홀더 수와 시가총액까지 곁들여서.
그 알림마다 같은 이미지가 함께 올라왔다. 불타는 고리 안에 오리진 로고가 있고, 그 로고 뒤에 사람 형상이 하나 서 있는 그림이었다. 나는 그 형상을 볼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축 늘어져 매달린 듯한 그 모습이 내 눈에는 좀비로 보였다. 마치 좀비 한 명이 오리진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처럼.
그 이미지에 무슨 뜻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누가 왜 그 그림을 골랐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 이미지가 무엇을 예고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다만 지금의 모습을 보고 나서 돌이켜 보면, 그때의 불편함이 그냥 기분 탓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가 경고한 게 아니라, 현실이 그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미지보다 더 따져볼 게 있다. 그 알림의 구조다. 누군가 살 때마다 "지금도 사람들이 사고 있다"는 신호가 실시간으로 울렸다. 홀더 수는 불어나고, 시가총액은 크게 찍히고, 거액을 들고 있는 주소의 잔고까지 보여줬다. 이건 정보 제공이라기보다 "당신만 빠지고 있다"는 압박이었다. 사라고 재촉하는 장치가 공식 채널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알림을 보며 들어간 사람의 마음을 안다. 나도 그 흐름 안에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실시간 구매 알림은 투명함의 증거가 아니라 심리를 흔드는 장치에 가까웠다. 숫자가 실시간으로 오른다는 사실이 그 숫자의 의미까지 보증해 주지는 않는다.